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실비아

편도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기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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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감히 당신을 살려내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홀로 걸었던, 그리고 지금도 누군가 홀로 걷고 있을 어두운 계단을 함께 오르고 싶습니다.

실비아 플라스 타계 60주기, 조윤지 연출의 편지 낭독

이 작품은 실비아 플라스라는 실존 인물의 삶을 재구성한 픽션 뮤지컬이다. 남성중심적 세상에 의문을 품는 실비아는 ‘예민’하고 ‘여성스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던 실비아는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

기차를 타면서 시작되는 실비아의 이야기. 기차는 인생을 의미한다. 편도로만 이뤄져 있는, 종착역을 향해 나아가는 기차. 그 기차에서 내리는 방법은 2가지, 종착역까지 기다리거나 비상 정차를 하는 것. 실비아는 자살 시도를 통해 인생의 비상 정차 버튼을 누른다.

그런 실비아의 옆에 존재한 묘령의 존재, 빅토리아. 그의 존재는 실비아에게 온기가 되어준다. 세상을 향한 어떤 존재의 목소리의 소중함을 실비아와 그리고 그것을 보는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살기 위한 인생의 비상 정차, 자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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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20대, 30대를 거친 비상 정차. 실비아는 말한다.

10년에 한 번씩 죽음을 택하죠
나를 해방시킬 죽음을

10년에 한 번씩 나를 확인받죠
나로 살게 하는 확인을

10년에 한 번 씩 中 실비아 대사

죽어야 살아갈 수 있는 모순적인 그의 삶. 죽음에 실패하면 다시 현실에 순응하고 버티며 살아가야 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버티며 살아갔지만, 변한 것은 자신의의 마음과 연대였다. 자신을 믿어 주는 존재와 연대, 그로 인한 나에 대한 믿음 그리고 연대를 전달하는 것.

세상이 변하지 않아도 자신이 변화하였고, 이것을 후세대에 전달하는 것은 세상을 바꿀 힘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과거의 나에게 전하는 마음

마지막이 될 수 있던 자살시도. 실비아에게 빅토리아가 다가와 마음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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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때
모두 내 탓이라고 여겼어
그런 날 꼭 안아주고 싶었어
잘 해내고 있는 거라고

빅토리아 中 빅토리아 대사

미래의 실비아인 빅토리아는 자신의 과거에게 부탁한다. 너 자체로 살라고, 사회의 억압 안에 갇혀 나가지 못하는 존재로 남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서 살아달라고. 빅토리아의 말은, 결국 과거의 자신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자 현재의 실비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세계가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 그 생각들이 모여, 언젠가 누군가는 우리를 둘러싼 억압을 깨고 나아가 ‘나 자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상처받고 괴로워하고 절망하고 좌절하던, 무기력하고 포기하고 버티던 순간들이 허무하고 미련한 것이 아니라는 것. 빅토리아가 전달한 목소리는 관객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다’




실비아, 살다 (2023)

작 조윤지

작곡 김승민

배우 이지숙, 주다온, 김수정 외

발행 공연 제작소 작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