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걸아기씨, 나의 왕이시여

나라를 또 덕이 없는 놈에게 넘기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국운이 기울어가는 가상의 나라이다. 왕은 흉년으로 나라가 망할 지경이지만 굶주리는 백성들을 돕기는커녕 백성을 쥐어짜 배를 채우기에 급급하다. 가뭄 속에서도 왕세자 책봉식이 화려하게 열린 날 갑자기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함께 나타난 천신이 왕과 신하들을 조롱하며 예언을 내린다. 하늘, 바다 저승. 세 곳의 보물이 있어야 나라를 구할 수 있으며 보물의 힘이 가장 강해지는 때는 10년 후라고. 이어지는 천신의 말에 책봉식에 죽음 같은 침묵이 찾아온다. “이를 꼭 기억해 두게나 10년 후의 왕이시여!” 천신이 가리킨 사람은 왕세자가 아닌 후궁 정소용에게서 태어난 호걸옹주였다.

호걸옹주_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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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건승하시길 상냥한 왕이시여

예언이 있고부터 몇 년 뒤, 살얼음판 같은 궁궐 분위기 속에서 호걸옹주는 모든 상황이 불만스럽다. 정작 예언의 주인공인 자신은 왕이 되고 싶지 않았고 그저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었다.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계속되던 어느 날 호걸옹주와 정소용은 역모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갇혔다가 궁녀 옥이의 도움을 받아 궁을 빠져나간다. 호걸옹주는 역모죄를 벗기 위해 예언에 나오는 세 가지 보물을 찾아 왕에게 바치기로 결심한다. 하늘, 바다, 저승을 오가는 험난한 여정 속에서 호걸옹주는 자신을 둘러싼 예언의 진실을 알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과연 호걸옹주는 세상을 구하고 왕위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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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운명을 타고난 여성의 비범한 모험담

우리가 어렸을 때 읽었던 전래 동화 속에서 여성은 어떤 존재였을까?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바다에 몸을 던진 심청, 계모의 구박을 받다가 원님과 결혼하는 콩쥐, 날개옷을 빼앗겨 아이를 셋 낳았던 선녀···. 남성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거나, 남성과 결혼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나라를 구하고 결국 왕이 되는 이야기는 모두 남성의 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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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전형적인 영웅 서사 구조를 따라가지만 주인공, 조력자, 초월적인 존재 대부분이 여성이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각자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때로는 실수도 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영웅 서사에서 보이는 상투적인 스토리 장치도 여성이라는 지위가 더해지자 참신해진다.

호걸옹주는 외부의 적과 싸우는 동시에 자기 안의 편견 ‘나는 여자인데 왕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도 싸워야 했다. 신이 예언을 내렸지만 그 예언을 사실로 만드는 것은 호걸옹주 그 자신이었다. 그렇게 갈등하던 호걸옹주가 수많은 모험을 거치며 결국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간다. 남성 주인공이 가득한 영웅 서사를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로 풀어낸 이 작품의 등장이 너무나도 반갑다.




호걸옹주

글·그림 탐토

국운이 기울어가는 가상의 시대. 하늘, 바다, 저승 세 곳의 보물을 모두 가진 자가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이 퍼지게 되는데 그 예언의 주인공은 세자가 아닌 ‘호걸옹주’였다. 이를 알게 된 세자는 옹주를 죽이기 위해 계략을 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