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면 시작되는 우리의 이야기

※ 리뷰 전반에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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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소영 씨 덕분에 여기 있는 거예요.

〈애프터 커튼콜〉은 뮤지컬 덕후(뮤덕)인 평범한 직장인 소영과 연극배우 재이의 두 여성의 로맨스를 담은 웹툰이다. 회사에 다니는 시간 말고는 대학로 공연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뮤지컬 덕후 소영은 좋아하던 배우가 TV 출연 후로 무대에 서지 않아 슬퍼하던 중, 친구의 추천으로 우연히 연극 〈맥베스〉를 보게 된다. 무대 위에서 레이디 맥베스를 연기하는 ‘재이’를 보고 그의 연기에 빠져 팬이 된다. 공연이 끝나고 사인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재이와 친해진 소영은 재이의 프로필 사진 촬영을 도와주게 되면서 연락처를 주고받고 자주 만나면서 점점 재이에게 사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재이 역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응원해 주는 소영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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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재이 씨가 무대 위에 있는 한, 저도 계속 객석에 앉아 있을 거예요.

이 둘의 관계는 작품이 진행되면서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서로를 응원하고 힘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만족감이 절로 든다. 소영은 재이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며 직장 생활을 버티고 재이는 그런 소영을 생각하며 팍팍한 현실을 견디며 배우 활동을 이어간다. 재이는 소영을 좋아하게 되면서 과거 고등학교 시절에 혜선이 자신과의 관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저버렸던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망설인다. 하지만 소영은 그런 재이의 걱정이 무색하게 직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둘의 관계성이 작품의 매력과 몰입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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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래오래 극장에서 만나요.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소영과 재이의 로맨스도 있지만 예술계의 여성 차별 문제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 있다. 여성 혐오적인 극, 여성 연기자 대우 문제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이를 바꾸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낸다. 여성 연기자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너무나 아내, 딸, 창녀와 같은 전형적인 역할이 대다수인 현실을 짚고 작품 말미에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인물 오필리아를 재해석한 연극 〈오필리어〉가 제작되어 재이가 주연을 맡아 연기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극에서 오필리어는 미쳐 죽은 햄릿의 연인이 아닌 가족의 복수를 한 명예로운 전사로 재탄생한다. 마치 실제 연극 무대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내어 정말 이런 극이 있다면 보러 가고 싶을 정도로 탄탄한 서사를 자랑한다. 말하자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 감히 자부한다.




애프터 커튼콜

뮤덕 소영은 뮤지컬 커튼콜 및 퇴근길 사진을 찍는 찍덕이다.

최근, 좋아하던 뮤지컬 배우가 영상매체로 전향하면서, 본진을 잃었다고 괴로워하던 소영은 친구 완님을 따라 연극을 보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연극배우 재이는 소영의 본진이 되고 마는데…!!

한편, 한 연극에 참여하게 된 재이. 재이에겐 과거 자신을 팽했던 전여친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전여친이자, 영상매체에 데뷔한 혜선 또한 스타 캐스팅으로 연극을 함께 하게 되고, 그렇게 재이의 신경을 자꾸만 긁게 되는데…

작가(제작자): 아쌈(글), 지나(그림)

발행: kidaristudio